현실도피 소행성


1. 아무 것도 이겨내지 못하던 시간이 겨우 지나가다
잠 못 이루던 밤의 연속도, 마르지 않을 것 같던 눈물도, 나를 짓누르던 무기력감도
이제 겨우 지나갔다
사람으로 사는 게 좋긴 하구나

2. 주부화 진행 중
서울에 올라온 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
올라오고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고 어쩌다 연락이 되는 사람들에게만
'아, 나 이제 서울에 있어'라고 말하게 되었는데
서울에 와서 매일 집에서 공부하고 놀고 하다보니 '주부'가 되어가고 있다
일할 때에는 바빠서 [혹은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] 밥을 거의 해먹지 않았는데
밥을 해먹기 시작하니까 이게 또 계속 밥을 해먹게 된다
식비도 줄고, 맨날 사먹는 거 보다 낫다는 느낌
하지만 어쩐지 신부수업[...]이라기 보다 이미 주부라는 느낌;

3. 와우를 다시 시작하다
난 언데드가 좋아! 라고 외치며 시작했던 와우
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, 무법항 낚시왕 대회에서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접었던 와우
남자친구의 권유에 섭을 옮겨서 얼라이언스로 다시 시작했다가 55렙에서 접었던 와우
그 와우를 한 달 쯤 전에 '친구초대'를 통해 다시 시작했다
오리지널밖에 해보지 않아서 확팩은 꽤나 신선했는데, 친구초대의 위력에 어안이 벙벙
'발컨양성시스템'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렙업이 너무 쉬워졌다 난 원래도 발컨이었지만
사실 게임도 게임이지만 '데이트'의 목적이 더 강한 편이랄까
목표는 한 달안에 만렙찍기! 였는데 그 목표는 이루지 못할 것 같다

4. 자전거를 사다
다혼의 기술을 빌려와 만들었다는 Yeah 16'' 를 구입했다
스트라이다를 사고 싶은 마음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가격의 압박에 완패당하다
하지만 이번에 구입한 흰둥이 yeah 16'' 도 이쁘니까 그걸로 위안
아파트 자전거 보관소에 자리가 없어서 집 세탁실에 보관하고 있는데
프레임 접는 게 완전 힘들다, 연약한 척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
폴딩자전거 자주 접는 것도 별로 좋지는 않다던데, 무슨 수가 어떻게든 생기겠지
10년 이상 자전거를 타지 않아서 자전거를 끌고 나가는 게 무서웠는데 그래도 어떻게 타더라

5.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다
개강일은 5월 7일이지만, 처음으로 [아니, 정확하게는 두 번째구나] 영어학원을 다니게 되었다
이런저런 생각 끝에 마음먹은 바가 있어, 영어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
이로써 취직은 한참동안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가 될 듯
잔차질이 익숙해지면 구입한 흰둥이로 학원에 다니면 좋겠다 싶다
Posted by sihyoun

3월

현실/일기 2009/03/01 22:38
떠올리고 싶지 않은 일들이 적어도 이번 한 달 동안은 나를 뒤쫓을 것 같은 예감
무사히 지나갈 수 있기를

Posted by sihyoun

빙글빙글

현실/일기 2009/02/10 12:24
빙글빙글 돌고 또 돌아서 다시 제자리
아니 조금은 비껴나 있는지도 모르지만
1년 전 이 맘때나 3년쯤 전이나, 그리고 또 그 이전에도
아무 것도 바뀌지 않고 빙글빙글 돌고 있다

나도 이게 정상이 아니라는 건 머리로는 이해가 가는데
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다
아니 받아들이고 말고의 문제 이전에 이미 몸에 각인되었달까

하지만 정말 내가 두려운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
어느 쪽이 망가지는 게 무서운 거지?


그러고보니 제일 처음 현실도피란 말을 고를 때
그래 그 때도 지금이랑 비슷했는지 모르겠다
어느 덧 10년이 다 되어가고
나는 나이만 먹어가는데
바뀌는 건 아무 것도 없고
기대도 별로 하진 않았지만
그 때나 지금이나 쉬운 게 하나도 없다는 말밖에 남지 않는다

나는 어찌도 이리 무력한 인간인가
그래도 나는 이미 한번 들었던 그 말을 다시 기다리고 있다
잡아달라는 그 말을
Posted by sihyoun